음식점에 가기 싫다고, 음식을 비대면으로 먹을 수 있을까요? 사랑을 비대면으로 나눈다면, 그 따뜻함이 전해질까요?
그렇다면 천국도 비대면으로 갈 수 있을까요?
오늘 우리는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바뀐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배만큼은 결코 비대면으로 유지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왜냐하면 예배는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시청’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분의 임재 앞에 서는 시간입니다.
이스라엘의 멸망 뒤에는 군사력이나 정치의 문제가 아닌, 예배의 붕괴가 있었습니다. 그 배후에는 ‘산당 제사’가 있었습니다. 산당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로 포장되어 있었지만, 사실은 하나님이 정하신 예배의 질서와 자리를 벗어난 편리한 신앙의 상징, 헌신이 사라진 제사였습니다.
예루살렘까지 가기 멀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자기 마을 근처 높은 곳에 제단을 쌓았습니다. 하나님께 드린다 했지만, 그 마음은 이미 하나님을 떠나 있었습니다. 산당은 결국 “내가 편한 방식으로 하나님을 섬기겠다”는 자기중심적 예배의 표지판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현실 속에도 이런 산당이 있습니다. 그 이름은 ‘비대면 예배’입니다. 물론 환경과 상황 속에서 온라인 예배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형식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비대면 예배가 산당 제사처럼 변질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은 식어가고, 예배는 ‘참여’가 아니라 ‘시청’으로 바뀝니다. 화면 앞에 앉아 있지만, 하나님 앞에는 서 있지 못합니다.
예배가 편리함에 길들여지는 순간, 그 자리는 더 이상 ‘성전’이 아니라 ‘산당’이 됩니다. 현대의 산당은 돌로 만든 제단이 아니라, 화면 뒤에 숨어 있는 자기중심적 신앙일 수 있습니다.
“예배는 틀어놨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는 신앙.” “말씀을 듣지만, 순종하지 않는 신앙.”“공동체의 책임 없이 혼자만의 종교 생활에 머무는 신앙.”
이것이 바로 디지털 산당(Digital Shrine)입니다.예배의 형식은 남아 있지만, 하나님과의 관계는 사라진 상태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는 지금 화면 앞에 있느냐, 내 앞에 있느냐?”
화면을 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켜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온라인 접속’을 기다리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심령이 접속되기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손에는 제물이 있었지만, 마음에는 하나님이 없었습니다.오늘 우리의 예배도 형식은 남아 있지만, 그 중심이 하나님께 향하지 않는다면 이미 산당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예배는 편리함이 아니라 헌신이며, 시청이 아니라 대면이며, 형식이 아니라 임재입니다.
비대면의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욱 깊은 대면의 믿음으로 서야 합니다. 산당의 편리를 버리고, 하나님의 임재를 회복할 때, 그곳에서 다시 살아 있는 예배가 시작됩니다.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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